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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수공예

전통 수공예가 AI 모델링에 영향을 준 사례 분석

by sulgasssworld 2025. 7. 11.

우리는 AI가 수학적으로 완벽하고 치밀한 계산을 기반으로 결과물을 도출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근 AI 모델링 분야에서는 오히려 불규칙함, 변칙성, 인간적인 결의 흐름이 더 고급의 학습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디자인, 예술, 패턴 생성, 텍스타일 분야에서는 단순 반복보다는 의도된 어긋남, 유기적인 곡선, 손의 감각이 담긴 결과물
AI에게 더 복잡하고 창의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영감으로 작용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전통 수공예의 미학과 구조가 AI 모델링에 영향을 주는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전통 수공예는 오랜 시간 축적된 ‘손의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한 작업이며,
규칙성과 자유, 정형성과 변주의 균형 속에서 패턴과 조형을 만들어내는 매우 정교한 지식체계입니다.
이러한 특성이 AI 학습에 적용될 때, 데이터의 해상도, 예술성, 다양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자원이 됩니다.

AI 모델링이 찾고 있는건 '정확함'이 아니라 '아름다운 불완전함'입니다.

 

전통 수공예 AI모델링 한지

 

이번 글에서는 실제로 전통 수공예의 구조와 철학이 AI 모델링 시스템에 반영된 구체적인 사례들을 중심으로,
그 의미와 구조를 분석하고, 향후 AI 디자인 발전 방향에서 수공예 기반 데이터셋의 가능성을 조명해보겠습니다.
이는 단순한 협업 사례가 아니라, 디지털이 아날로그를 흡수하는 구조적 통합의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한지 무늬와 AI 텍스타일 패턴 생성: 불균형 속의 조화에서 배우다

전통 수공예 중 하나인 한지 장인의 수제 한지 무늬는 AI 모델링 분야에서 매우 주목받는 텍스타일 데이터로 사용된 바 있습니다.
한지 표면에 나타나는 섬유 결, 물의 흔적, 붓질의 방향은 인공적으로 복제하기 어려운 비선형적 구조와 무작위의 미감을 가집니다.
특히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과 한국의 텍스타일 스타트업 ‘소운컴퍼니’가 공동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에서는 한지 질감을 스캔하고, 이를 기반으로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 기반의 텍스타일 AI 모델을 훈련시켰습니다.

이 과정에서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일반적인 직물 사진으로 훈련한 모델보다, 한지 기반 데이터셋으로 훈련한 모델의 결과물은 ‘보다 유기적이고, 감정적인 선과 구조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AI가 단지 반복적으로 예측하는 것만이 아니라, 비정형의 패턴에서 창의성을 추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또한 이 프로젝트에서는 한지 결을 학습한 모델이 이후 도자기 유약 무늬 예측에서도 높은 적중률을 보였다는 점도 주목됩니다.
즉, 전통 수공예의 시각적 데이터는 텍스타일, 도자, 건축, 패션 등 다양한 분야의 AI 모델링에도 전이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과적으로 이 사례는 단지 전통을 인식하는 수준이 아니라, AI가 손의 흔적과 물질의 흐름을 학습해 감각적 구조를 생성하는 데 성공한 첫 번째 실험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는 향후 AI 기반 감성 디자인 생성 시스템 개발에서 중요한 기초 자료로 쓰일 수 있습니다.

 

 

전통 자수의 반복성과 AI 알고리즘 구조 설계에 미친 영향

AI 모델링에서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반복 가능한 구조 안에서의 미묘한 변형”입니다.
이는 음악, 건축, 패션, UI 디자인 등 다양한 창작 분야에서 ‘너무 똑같으면 지루하고, 너무 다르면 불안정한’ 인간의 감성 구조에 맞는 결과를 생성하는 핵심 조건입니다.
이 구조와 매우 유사한 패턴이 한국 전통 자수 공예 안에 내재되어 있습니다.

2021년, 서울대학교 디자인연구소와 AI 학습 시각화 스타트업 ‘바이패턴즈’는 조선 후기 여인들의 생활 자수에서 나타나는 비정형 반복 패턴을 디지털로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AI 생성형 패턴 알고리즘의 뉴럴 아키텍처 일부를 재설계하는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전통 자수는 멀리서 보면 규칙적인 문양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 스티치의 간격, 방향, 모양이 모두 조금씩 다릅니다.
이런 비일관성은 오류가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감정과 리듬을 담아내는 의도된 흔들림입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계된 AI 알고리즘은 기존 GAN 모델보다 보다 유연한 패턴 생성, 감성적인 시각 구조를 갖게 되었으며, 실제로 이 모델은 UI 디자인 자동 생성 시스템에 적용되어 더 인간적인 화면 구성과 사용자 경험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즉, 전통 자수는 단지 예쁜 이미지의 원천이 아니라, AI 알고리즘의 패턴 구조 자체를 설계하는 이론적 기반으로 활용된 사례입니다.
이는 전통 수공예가 미래 알고리즘 구조 설계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매우 의미 있는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전통 수공예적 윤리와 AI 훈련 구조의 감성 기반 재설계 사례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훈련되지만, 어떤 데이터를 선택하느냐는 인간의 가치 판단이 개입되는 영역입니다.
이러한 윤리적 판단 구조에 전통 수공예가 개입된 사례도 있습니다.
2022년부터 진행 중인 한국예술종합학교 + 카이스트 공동 프로젝트 ‘AI예술공감 프레임워크’는 전통 수공예에서 발견되는 정서적 몰입, 손의 감각, 무형의 정성을 AI의 데이터셋 구조와 훈련 방식에 적용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주요 실험 중 하나는 공예 장인의 작업시간과 동작 속도, 실패율, 반복 횟수, 재료 소모량 등을 정량화하여,
AI의 학습 반복률과 정답 허용 기준치, 데이터 강화 방식에 감성 편차를 반영하는 구조
를 도입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나전칠기 장인의 작업을 촬영해보면, 작업자의 손이 느려질수록 더 정밀하고 아름다운 결과가 나타납니다.
반대로 빠른 손놀림은 실패율이 높습니다. 이 리듬은 AI에게도 중요한 메시지를 줍니다.
“빠르고 정확한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라는 인간적 기준을, 수공예를 통해 훈련 구조에 반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입니다.

실제로 이 실험에서 수공예 기반 속도-결과 대응 데이터를 반영한 GAN 모델은 시각 디자인 AI에서 ‘정답률은 낮지만 인간적 공감률이 높은 이미지’를 더 자주 생성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향후 AI 예술 생성 플랫폼이 단순히 기술 중심이 아닌 감정 중심으로 진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전통 수공예는 AI의 미래를 사람 중심으로 이끄는 도구가 됩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전통 수공예는 단지 이미지나 장식 요소의 원천이 아닙니다.
그것은 AI 모델의 데이터 구조, 알고리즘 반복 방식, 생성의 미감, 훈련의 윤리성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감성 기반 지능 설계 도구’입니다.

AI가 더 인간 중심적으로 진화하려면, 단지 더 많은 데이터를 쌓는 것이 아니라, ‘사람은 왜 이것을 아름답다고 느끼는가’라는 철학과 감각의 구조를 이해해야 합니다.
전통 수공예는 바로 그 감각의 언어를 가장 정교하게 담고 있는 문화적 시스템입니다.

앞으로의 AI는 손의 흔적에서 배울 것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 손의 기술은 디지털 세상에서도 여전히 사람을 위한, 사람을 닮은 기술을 만들어내는 중심이 될 것입니다.